언제부터인가 인연의 끈을 하나 둘 씩 놓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으레 때가 되면 만났던 사람들은 이제는 만나야할 이유가 있어도 잘 찾지 않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요즘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일일이 손 꼽아본대도 열손가락이면 충분하다 더불어 내가 가는 장소 또한 한정되어 있고,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다 조용하고 나른하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그저 시간만이 흐르고 있다 생각해보면, 내 생활은 늘 여러사람들로 북적거렸던 것 같은데
그래서 요즘같은 날들의 나는 뭔가 허전해 하거나 외로워 해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나는 전혀 괜찮다.
미안하게도 특별히 보고 싶은 사람 조차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어쩌면, 그 북적거리고 열기로 가득 찬 생활 속의 사람들은 한 사람, 한사람으로가 아닌 한 시절, 한시간으로 기억하게 되버린지도 모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