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 주인공은 관료주의 사회를 피해 탈북을 결심한다. 북한의 연좌제로 주인공 박훈(이종석 분)과 송재희(박희본 분)가 서로 결별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 이 드라마는 북한의 구태적인 제도로 인한 북한의 나팔수-주인공 간의 갈등을 신랄하게 그렸다.
북한의 반인륜적인 세태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의사는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박훈이 던진 말이다. 자신의 뜻대로 의술을 펼칠 수 없고 오로지 당의 명령에 의해 움직인 그는 멀쩡한 사람의 가슴팍까지 연다. 의사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의사인 듯 의사아닌 의사같은 의사, 그게 박훈이었다. 진짜 의사, 환자를 살리는 의사로 거듭나기 위해 남한으로 금의환향 한다. 그 과정에서 북한 관료들과의 열렬한 추격신을 벌인다.
또 공산주의, 철저한 계획경제의 모순도 보여준다. 송재희는 탈북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 바다에 빠졌고 박훈 혼자 탈출에 성공했다. 남한에 도착한 그는 오매불망 그녀의 소식을 기다리는데... 한편 탈북 브로커로부터 귀중한 정보를 습득한다. 돈만 쥐어주면 북한 고관들은 간이고 쓸개고 빼준다는 사실. 송재희를 구하기 위한 금액은 5천만원. 이 돈을 구하기 위해 박훈은 명우대학병원에서 대표 심장 수술팀을 뽑는 경쟁에 휘말린다.
우선, 공산주의 병폐를 보여 주고 자연스럽게 병원 내 암투극으로 연결시키는 전개. 이 드라마는 북한을 풍자하는 동시에 스릴감 넘치는 추격신, 애틋한 러브 스토리를 한데 섞어 복합장르를 탄생시켰다.
흥 미진진한 볼거리와 그 속에서 간혹 느껴지는 북한의 후진성. 이것이 백미요 진국이다. 최근 북한제로 추정되는 무인 항공기 등 북한의 일탈은 곧 북한을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에 흥행을 가져왔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용의자’가 그것.
이 를테면 ‘북한’이란 소재는 어느 정도 인기를 담보할 수 있는 주제로 거듭났다. 비슷한 말로 3B가 있다. 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를 가리키는 용어로 3B를 고려해 광고를 만들면 주목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3B는 북한(Bukhan), 돈(Bulk), 미인(Beauty)이다. 4회까지 방영된 ‘닥터 이방인’. 마지막 회까지 북한과 연계된 스토리와 독특한 북한 말씨로 귀를 간질인다면, 다른 오락적인 요소 또한 잘 배합한다면 시청률 1위는 쉽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